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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힘으로 생존하는 ‘눈잣나무’
잣까마귀·다람쥐 등이 열매 못먹게
서식지 철망 씌워 종자 보호에도
낮은 지역 소나무들은 치고 올라와
아고산대 개체수 확연히 줄어들어
곰들이 즐겨 먹는다는 ‘홍월귤’
툰드라 지역 서식 극지·고산식물
설악산 정상 100여 개체 알려졌지만
실제 관찰 가능한 건 2개체뿐
그나마 시들었거나 말라죽은 모습
때론 사람이 더 무섭다
등산객들 서식지 캐묻고 다녀
최악의 경우 개체 훼손 우려도

② 설악산 눈잣나무와 홍월귤
② 설악산 눈잣나무와 홍월귤
20일 설악산 중청대피소 인근 눈잣나무 자생지. 잣까마귀, 다람쥐 등이 눈잣나무 열매를 먹는 것을 막으려 철망을 씌워놓았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일 설악산 중청대피소 인근 눈잣나무 자생지. 잣까마귀, 다람쥐 등이 눈잣나무 열매를 먹는 것을 막으려 철망을 씌워놓았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20일 오전 오색에서 대청봉으로 향하는 설악산 등산로. 산행 3시간쯤부터 전나무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소사, 월정사 숲길에서 봤던 우람함이 없는, 작은 성탄절 나무 같은 인상이었다. 동행한 공우석 경희대 교수(생물지리학)가 “전나무가 보이면 해발고도 1000~1300m의 산 중턱에 온 것”이라고 말했다. 소나무과 침엽수인 전나무는 해발 1000m 일대의 추운 환경에서 유래했다. 각종 숲길에 쓰여 평지에서도 잘 사는 걸로 흔히 오해한다고, 공 교수는 덧붙였다. 주변을 둘러보자 생선가시처럼 생긴 분비나무의 고사목들과 바람에 쓸린 기이한 모습의 작고 낮은 나무들이 곳곳에 위태하게 서 있었다.파워볼엔트리

이날 산행은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계획보다 한달이 늦어진 일정이었다. 이 산 정상엔 눈잣나무와 노랑만병초, 홍월귤 같은 ‘빙하기 식물’이 산다. 과거 빙하기 때 한반도에 자리잡았다 다시 기온이 오른 간빙기 때 북쪽으로 이동하지 못한 채 한반도 산꼭대기에 남은 식물들이다. 한반도 자연사를 이해하는 열쇠이며, 기후변화가 심화하면 멸종할 생태계 최약자다. 이들은 주로 시베리아의 툰드라, 타이가에 사는데, 세계 남방 한계선이 바로 이 설악산 정상이다. 남한에선 오직 이곳에서만 이들을 볼 수 있다.

20일 설악산 대청봉으로 향하는 탐방로에서 마주친, 꼰 형태로 말라 죽은 잣나무.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일 설악산 대청봉으로 향하는 탐방로에서 마주친, 꼰 형태로 말라 죽은 잣나무.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복원된 눈잣나무

서식지 해발고도 1708m의 대청봉은 한겨울에 영하 25~30도까지 기온이 떨어지고 나무를 휘게 하는 강풍이 분다. 중청대피소가 있는 대청봉과 중청봉 사이가 눈잣나무의 남한 내 유일한 자생지다. 눈잣은 ‘누운 잣나무’의 줄임말로, 일반 잣나무와 달리 춥고 습하고 바람이 많은 환경에 적응하려 키가 작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외국에선 ‘꼬마 소나무’(dwarf pine)라 부른다. 떨어져서 보면 인조잔디 같은 색으로 주변 나무들과 구분된다. 바람이 없거나 세지 않은 곳에선 줄기가 곧추서 소교목으로 자란다. 나무 모양이 보기 좋고 사철 푸르러 북한에선 관상용으로 공원이나 정원에 심기도 한다. 각종 기암으로 빚은 설악의 절경과 멀리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눈잣나무는 이 열매를 먹고 사는 잣까마귀들과 겨우 살고 있었다.파워볼사이트

20일 설악산 중청대피소 인근 눈잣나무 자생지. 잣까마귀, 다람쥐 등이 눈잣나무 열매를 먹는 것을 막으려 철망을 씌워놓았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일 설악산 중청대피소 인근 눈잣나무 자생지. 잣까마귀, 다람쥐 등이 눈잣나무 열매를 먹는 것을 막으려 철망을 씌워놓았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대청봉에서 중청대피소로 가는 600m 길은 2012년 말 나무데크로 만들었다. 언뜻 지나기 편하게 해놓은 시설로 보이지만, 등산객이 주변을 훼손하지 못하게 막는 목적이 더 크다. 국립공원공단은 나무데크를 만들면서 당시엔 거의 훼손된 서식지를 복원하려 주변의 눈잣나무들을 이곳으로 옮겨 심고 철로 된 종자 보호망을 씌웠다. 잣까마귀, 다람쥐 등이 열매를 먹는 걸 막고 증식용 종자를 채집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곳의 눈잣나무는 사실상 사람의 힘으로 생존하고 있었다.홀짝게임

길희영 국립수목원 연구사는 “대청에서 보는 식물 대부분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올라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절멸, 위급, 위기 등으로 구분해 지구 생명체의 보전 상태를 정리해놨다. 이대로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 가열’이 지속돼 기후가 변하면 눈잣나무 등은 조만간 개체가 하나도 남지 않는, ‘절멸’ 등급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인위적인 종 복원 노력도 지구 기후의 거대한 변화 앞엔 무력할 수밖에 없다. 중청대피소의 눈잣나무 군락지엔 과거 볼 수 없던 소나무의 모습도 군데군데 보였다. 공 교수는 “한라산에서도 그렇고, 더 낮은 지역에 살던 소나무가 이곳 고산지역까지 점점 서식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눈주목, 눈측백 같은 다른 아고산대 나무들도 개체수가 확연히 줄고 있다”고 했다. 국립공원공단이 중청대피소 옆에 설치한 기후변화 모니터링 장비가 키 작은 나무들을 지키는 허수아비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지난 20일 설악산 정상 인근에서 <한겨레> 취재진과 공우석 경희대 교수, 국립수목원,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들이 남한에선 이곳에서만 자생하는 빙하기 식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20일 설악산 정상 인근에서 <한겨레> 취재진과 공우석 경희대 교수, 국립수목원,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들이 남한에선 이곳에서만 자생하는 빙하기 식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개체수 더 늘긴 어려워”

중청대피소를 지나 소청봉으로 가던 등산로 주변에선 그동안 국립수목원이 관찰해온 노랑만병초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등산로를 벗어나 수풀을 헤치고 십여미터 들어가 주변 나무들을 걷어낸 자리에 겨우 몇 포기가 땅에 납작 엎드린 채 있었다. 풀이 아닌 나무로 분류되지만 키가 작고 옆으로 눕는 특징이 있다. 류머티즘 등의 약재로도 쓰이나 기본적으론 독성식물이다. 러시아 극동지역과 몽골, 중국, 일본 북부의 해발 1500~2700m 사이 고지대에 주로 산다. 눈잣나무처럼, 설악산이 지구상 가장 남쪽에 위치한 자생지다. 2018년까지 5년 동안 이곳의 노랑만병초를 관찰해온 안종빈 국립수목원 연구원은 “중청과 소청 사이 수십 개체가 존재하지만, 다른 나무들에 뒤덮여 나날이 피압(키가 큰 나무에 덮여 햇볕을 받지 못하는 상태)이 심해지는 중이다. 더는 개체수가 증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노랑만병초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의 ‘위기’ 등급에 올라 있다.

20일 설악산 정상 인근에서 서식 중인 노랑만병초.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0일 설악산 정상 인근에서 서식 중인 노랑만병초.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곳에선 알래스카나 그린란드 등지에서 주로 사는 홍월귤도 볼 수 있었다. 다른 빙하기 식물들처럼 툰드라나 타이가 지역에 주로 살고, 빙하의 가장자리에서 발견되기도 하는 극지·고산식물이다. 작은 앵두 같은 열매를 곰들이 즐겨 먹어 ‘베어베리’(Bearberry)로도 불린다. 설악산 정상엔 100여 개체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실제 관찰이 가능한 건 2개체뿐이었다. 그나마도 하나는 산앵두 사이에서 거의 시들었거나 말라 죽은 것처럼 보이는 상태로 남아 있었다.

“설악산엔 홍월귤과 다른 종인 월귤이 있는데,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60㎞가량 떨어진 강원도 홍천 풍혈의 월귤 군집과 유전적으로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1300m의 고도차가 있는 걸 고려하면 과거 2만여년 전 빙하기 때 한반도 기온이 지금보다 6~9도 낮았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 일대가 모두 빙하기 식물들의 서식영역이었던 거죠.” 공 교수의 설명이다.

22일 설악산 정상 인근에서 확인한 ‘빙하기 식물’ 홍월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2일 설악산 정상 인근에서 확인한 ‘빙하기 식물’ 홍월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홍월귤 어디 있는지 아세요?”

조사를 마치고 대청봉으로 돌아와 다시 오색으로 향하는 하산길에 올랐다. 지나던 한 등산객이 취재진과 동행한 국립공원공단 직원에게 다가와 “이곳에 홍월귤이라는 게 있다는데 혹시 어디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공단 직원은 선뜻 위치를 알려주지 않았다. “가끔 관심을 보이는 등산객들이 있는데 사진만 찍고 가면 몰라도, 최악의 경우 아예 개체를 훼손해버려 문제가 된다”는 우려에서다. 희귀식물을 캐내 아예 가져가거나 다른 이들이 볼 수 없도록 사진을 찍은 뒤 없애버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산꼭대기에 사는 빙하기 식물들은 희귀한 특성 탓에 기후변화만이 아닌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는 위험에도 시달리고 있었다.

설악산 정상 인근에서 강한 바람으로 인해 한 방향으로 휜 나무가 보인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설악산 정상 인근에서 강한 바람으로 인해 한 방향으로 휜 나무가 보인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반도 내 고산지대에 겨우 남아 있는 빙하기 식물들은 한반도의 산줄기 방향이 남북으로 나 있는 덕을 봤다. 남북으로 뻗은 산줄기는 뿌리가 있는 식물에게도 이동 통로 구실을 했다. 빙하기에서 간빙기로 가는 1만여년의 장구한 시간 동안 한반도 식생은 서서히 변화해갔고 빙하기 때 자리잡은 극지식물들은 이제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산꼭대기에만 남아 있다. 동서로 뻗은 알프스나 피레네산맥이 있는 유럽과는 다른 모습이다. 공 교수는 “한반도는 동식물이 움직이는 이동 통로이자 혹독한 기후를 피해 찾아드는 피난처 구실을 해왔다. 한반도 자연사를 간직한 빙하기 식물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금처럼 온실가스가 늘어나는 경우 금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이 4.7도, 한반도의 경우 5.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두 얼굴의 공매도, 재개시점 공방

김형민 경제부 기자
김형민 경제부 기자

“공매도(空賣渡)에 질렸다. 보유 주식을 전부 매각하겠다.”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은 2013년 4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매도 세력에게 악용당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 회장은 “지난 2년간 432거래일 중 412일 동안 공매도가 진행됐다. 악성 루머나 허위 사실이 자본시장에서 유포되고 반복 재생산됐다. 한국은 공매도에 대한 감시 감독 기능이 약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회장이 정면 비판했던 공매도 제도는 올해 다시 한시적으로 금지됐다. 정부는 3월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해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달 15일이면 이 금지 조치가 끝난다. 상당수 개인투자자와 정치권 일각에선 이참에 공매도를 폐지하거나 금지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공매도에는 투기 수요와 거품을 빼는 순기능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26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와 27일 증권업계 간담회를 열고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공매도는 ‘개미지옥’, 없으면 박스권 돌파”

공매도는 말 그대로 ‘없는 주식을 파는 것’이다.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주식을 기관 등에서 빌려 판 뒤 결제일이 되면 해당 주식을 마련해 돌려주는 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예상대로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매입해 돌려주면 되기 때문이다.

개미투자자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공매도의 첫 단계가 주식을 파는 행위이기 때문에 매도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멀쩡한 종목도 공매도가 쏟아지면 주가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매도 논란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셀트리온의 경우 2018년 1월 주가가 37만4000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3월 17만∼18만 원 선을 오갔다. 공매도 금지 직전인 3월 13일 셀트리온 주식의 공매도 비중은 9.35%로 조사됐다. 전체 코스피 종목 중 가장 많은 공매도가 이뤄졌다. 한 주주는 “공매도만 없다면 주가가 30만 원을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 이후 셀트리온 주가는 올랐을까. 공매도 금지 직전(3월 13일) 셀트리온 종가는 17만500원이다. 24일 현재 종가는 31만 원이다. 주가가 77.1% 오른 셈이다. 공매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던 다른 바이오주 주가도 이 기간에 상승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공매도 때문에 우리 증시는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은 그리스 신화의 시시포스처럼 13년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공매도를 주도해 개인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개미지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개미들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2%가 안 된다. 개인이 참여하지 못하는데, 반대로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 불합리하다”고 했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개인투자자 공매도 비중은 25%에 이른다.

○ “공매도와 주가 등락 연관성 찾기 어려워”

공매도 반대론자의 주장과 달리 학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선 공매도와 주가의 상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증권이 올해 6월 공매도 금지 전 석 달(1월 2일∼3월 16일)과 금지 이후 석 달(3월 16일∼6월 12일)을 비교한 결과 의약품 업종은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공매도 비중이 92.2% 감소했다. 증권사 등 시장 조정자에 대해선 공매도 금지 예외를 뒀기 때문에 일부 공매도는 있었다. 이 기간 의약품 주가는 평균 76.5% 올랐다. 반면 전기전자 업종에서 공매도 비중은 93.7% 줄었지만 주가는 11.1%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 공매도 거래 비중 상위 10개 종목의 공매도 금지 이후 평균 지수 상승률은 18.8%로 코스피200(20.9%)을 밑돌았다.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공매도가 주가 거래 변동성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추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근 주가 상승이 공매도 금지 효과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최근 주식 시장 상승 원인은 공매도 금지가 아니라 풍부한 유동성으로 새로운 증시 투자자가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는 역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해서 주가가 급락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전망의 근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 공매도라는 ‘헤지(hedge)’ 수단을 바탕으로 현물 시장에서 순매수에 적극성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실물과 증시가 따로 움직일 때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격 조정 기능을 가진 공매도가 증시 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업체 수젠텍의 주가는 이달 10일 5만1400원으로 연초(5550원)의 약 9배로 뛰었다. 하지만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증권가 예상인 1000억 원보다 턱없이 낮은 200억 원에 머물렀고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이 회사의 진단키트 승인을 거절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11일 3만9300원으로 폭락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젠텍의 급락은 공매도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공매도가 가격 조정을 통해 주가의 거품을 어느 정도 빼놓으면 개인투자자의 손실도 다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올해 2월 내놓은 ‘국내 주식시장의 공매도와 주가 위험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기업의 건전성과 투명성이 낮을수록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 위험이 더 크다”고 주장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임현일 부연구위원은 “공매도의 순기능을 배제하고 규제를 단순히 강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연장 후 재개 시점 고심하는 정부

해외는 어떨까. 해외 증시에서도 공매도는 투자 위험을 줄이는 전형적인 헤지 투자수단으로 본다.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폭락하자 프랑스 이탈리아 대만 등에서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거의 대부분이 다시 허용했다. 미국과 일본 등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았다.

개방 경제인 우리 증시만 공매도를 금지하는 것은 글로벌 자금이 유출되는 결과를 낳아 ‘득보다 실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터키는 2019년 10월 정치적 문제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그런데 올해 6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신흥국지수에서 터키를 제외하고 최고 두 계단 강등한다고 경고했다. 터키 정부는 다음 달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고은아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상무는 “공매도 금지 이후 일부 외국계 투자 회사는 헤지 수단이 없다는 이유로 한국 시장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공매도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공매도 재개 시점을 잡아야 하는 정부의 입지가 좁아졌다. 야권 대선 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달 13일 “공매도 금지 조치를 6개월∼1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일부 의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은 물론이고 완전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부는 최대 6개월 연장 등 다양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0일 국회에서 “지금 상황을 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국거래소가 서울대에 의뢰한 용역보고서는 3개월·6개월 연장, 제한적 연장(일부 종목만 금지) 등 연장에 무게를 둔 시나리오 3가지를 제안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공매도 금지 연장 조치를 바로 연장하는 방법, 연장한 다음에 단계적으로 (재개)하는 방법 등 여러 안을 놓고 논의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으로 단계가 있을 수 있고, 시장으로 단계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명확한 재개 조건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본시장의 최대 적은 불확실성”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체 공매도 투자 비중 중 99%가 외국인과 기관에 집중된 만큼 개인에게도 공매도 투자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 위원장은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제한되지 않도록) 이번에 제도 개선을 할 때 저변을 늘리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개인에게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이 기회 균등인지,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하는 것인지 자신이 없으니 최대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형민 경제부 기자 kalssam35@donga.com

“태풍으로 인한 인명·농작물 피해 최소화하라”..8차 당대회준비 정무국 회의도

김정은, 정치국 확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성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석했으며 당 중앙위원회 부서 책임일꾼 및 기타 해당 부문 구성원들은 방청석에 앉았다. 김 위원장 왼편에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오른편에 박정천 군 총참모장이 앉아있다.2020.8.26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nkphoto@yna.co.kr
김정은, 정치국 확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성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석했으며 당 중앙위원회 부서 책임일꾼 및 기타 해당 부문 구성원들은 방청석에 앉았다. 김 위원장 왼편에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오른편에 박정천 군 총참모장이 앉아있다.2020.8.26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이같이 논의했다고 2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6∼27일 북한 대부분 지역이 제8호 태풍 ‘바비’ 영향권에 드는 것과 관련, “태풍에 의한 인명 피해를 철저히 막고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인민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에 있어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한 해 농사 결속을 잘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일꾼(간부)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 속에 태풍 피해 방지 사업의 중요성과 위기 대응 방법을 정확히 인식시키기 위한 선전 공세를 집중적으로 벌리며, 인민 경제 모든 부문에서 태풍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게 즉시적인 대책들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가비상방역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부 허점들에 대하여 자료적으로 통보”하면서 “방역 태세를 계속 보완 유지하고 일련의 결함들을 근원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전 당적, 전 사회적으로 강력히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서만 2월과 4월, 6월, 7월과 8월 각 2회 등 모두 7차례 정치국 회의와 정무국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각종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김정은, 정치국 확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성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석했으며 당 중앙위원회 부서 책임일꾼 및 기타 해당 부문 구성원들은 방청석에 앉았다. 2020.8.26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nkphoto@yna.co.kr
김정은, 정치국 확대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성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석했으며 당 중앙위원회 부서 책임일꾼 및 기타 해당 부문 구성원들은 방청석에 앉았다. 2020.8.26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nkphoto@yna.co.kr

대북제재 장기화로 경제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장마와 태풍, 코로나19 등 민생고로 신음하는 주민들에게 믿음직한 지도자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읽힌다.

이날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성원들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들이 참석했으며 당 중앙위원회 부서 책임일꾼 및 기타 해당 부문 구성원들은 방청석에 앉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정치국 상무위원들인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가 지근거리에 착석했다. 당 정치국 위원들인 리일환·최휘·김영철·김형준 당 부위원장과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도 눈에 띄었다.

회의에는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정치국 확대회의에 이어 제7기 제5차 정무국회의를 곧바로 진행했다.

정무국회의에서는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 소집을 예고했던 이달 중순 전원회의 결정에 대한 실무적 문제들이 논의 석상에 올랐으며, 당대회 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사업 체계와 분과, 소조들의 사업분담을 확정했다.

clap@yna.co.kr

[뉴스엔 최승혜 기자]

박종진 막내딸 민이가 공부에 소질이 없다고 털어놨다.

8월 25일 방송된 MBC ‘공부가 머니?’에서는 방송인 박종진 딸 민이가 고3 수험생으로 느끼는 고민을 밝혔다.

박종진 가족들은 수능까지 단 100일만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민이 성적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아침 식사 중 공부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박종진의 말에 민이는 “정말 마음먹고 밤새서 공부했었지만 5등급, 7등급이 나왔다”며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박종진은 민이의 공부교재로 교과서가 없자 당장 사줘야겠다며 교과서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 이에 전문가는 “수능이 100일만 남은 상황에서는 교과서 정독이 부담스러우니까 잘 요약된 참고서를 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고 목표를 설정하고 읽으라고 조언했다. 박종진은 또 수능 필수 문제집인 수능특강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는 “너무 죄송하다”고 대신 사과했다.

민이는 언니 인이한테 공부를 가르쳐달라고 하면서도 “난 공부가 재미없다”고 의욕 상실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MBC ‘공부가 머니?’ 캡처)

뉴스엔 최승혜 csh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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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25일 유튜브 방송에서 역학조사 거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유튜브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25일 유튜브 방송에서 역학조사 거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유튜브

“GPS로 주거지 밖 500분 머문 것 확인”
“고발하겠다고 하니 마음대로 하라더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역학조사 거부를 놓고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경기 가평군 보건소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정연 가평군보건소장이 “현재까지 역학조사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2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동선을 파악해야 접촉자 조사를 하고 2, 3차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데 이분이 어디 다녀왔는지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아 접촉자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씨는 전혀 동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평군 보건소의 입장이다.

그는 “우리가 전화를 28통을 했는데 2번밖에 안 받았고, 그조차도 성실하게 임하지 않은 것 같다. 거짓 진술을 한 것 같다”며 “동의를 받고 경찰과 함께 CCTV를 확인하러 갔는데, 처음과는 달리 막상 가니까 ‘너네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저희가 ‘이렇게 협조를 안 하시면 고발하겠다’고 했더니 마음대로 하라더라”라고 덧붙였다.

역학조사관이 결국 GPS를 확인했다고 한다. 박 소장은 “어젯밤 GPS 확인 결과 외부 또는 주거지가 아닌 두 곳에서 약 500분 분량이 찍혔다고 한다. GPS를 면밀히 확인하면 동선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GPS상 구체적인 장소가 불분명해 관할 보건소나 경찰서 등에 협조 요청을 한다고 들었다”도 말했다.

이어 박 소장은 “(서울) 은평구 확진자 외에는 접촉한 사람이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GPS가 확인돼 거짓말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저희는 (주 씨를)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옥순 “내가 역학조사 거부? 다 가르쳐줬다”

주 대표는 25일 오전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보건소에서) 카드번호와 차량번호도 가르쳐달라고 해서 다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그는 “역학조사를 거부하고 동선을 안 가르쳐주는 사람이 카드번호와 차량번호를 다 알려주겠냐”며 “언론에서 (저를) 노출 시키는 건 괜찮은데, 거짓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8·15 광화문 집회 후 찜질방에 방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찜질방에 가서 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주위에 아는 집이 생각나서 밤늦게 전화했더니 ‘찜질방에 가지 말고 집이 비어있으니 거기에 가서 자라’고 했다”며 “그 집에 가서 잤는데, 아침에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말이 잘못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번 잠재의식이 각인되면 말이 헛나올 때가 있지 않냐”며 “찜질방에 가야한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가 말이 (잘못) 튀어나왔는데, 어차피 역학조사를 하면 다 나올 거고, 차량을 주차하고 들어가서 잤기 때문에 문제될 건 없다”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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