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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추석 연휴 직후에 대정부 현안질의 고집..이슈 재점화 의도
여당 “이런 협상은 처음..처음부터 정부여당 흠집 의도”
규탄대회·1인 시위 vs 공동조사 특위·월북 첩보 공개

(사진=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사진=자료사진/윤창원 기자)

국회 대북규탄결의안 채택을 위한 여야 합의가 반짝 만남 뒤 전화 통보로 결렬된 배경에는 추석 연휴 밥상머리 민심을 염두에 둔 힘겨루기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파워볼

◇ 야당, 추석 연휴 직후에 대정부 질의 고집…이슈 재점화 의도

28일 여야의 발언 등을 종합해보면, 이견의 핵심은 서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의 북한군 피살 사건에 관한 긴급현안질의를 다음 달 6일에 실시할지였다.

추석 연휴 직후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진상을 물어야 한다는 게 야당의 요구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날 대북규탄결의안 본회의 처리 여부에 대해 “완전히 협상 결렬”이라며 “결의안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안질의가 중요하다고 역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완고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7일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안보 무능 이슈를 연휴 직후 재점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여당 “이런 협상은 처음…처음부터 정부여당 흠집 의도”

반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10월 6일 현안질의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이 단번에 정리(결렬)돼버렸다”고 말했다.

“야당과 협상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처음부터 정부여당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로 보였다”는 표현도 이 관계자는 했다.

대북규탄결의안 채택보다는 긴급현안질의에 일찌감치 야당의 방점이 찍혔던 만큼 예고된 결렬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전화 통화로 결렬을 먼저 선언한 것도 야당이었다고 했다.

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결의안 문구 중 사실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빼고 저희가 요구했던 공동조사와 남북 연락망 구축 등을 넣자고 했는데, 아마 내용도 (야당이)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지 않고, 내용 수정 논의는 거의 없이 현안질의만 계속 요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시신을 불태웠다’는 표현 등 북한이 공식 부인하는 대목에 대해 삭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이날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공개 석상에서 첫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북한의 사과 통지문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 남북관계가 파탄으로 가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만큼 대화의 분위기를 더 띄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 규탄대회·1인 시위 vs 공동조사 특위·월북 첩보 공개…추석 밥상머리 민심 여론전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부터 나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환상’이나 ‘핏빛 재앙’에 빗대 ‘문 대통령 47시간’ 공세로, 책임론을 거듭 부각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는 주말 사이 청와대 앞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였고,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국회 본관 앞에서 규탄대회 형태로 진행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반면,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보수 야당은 월북 여부 등 핵심적 사실을 가리기도 전에 낡은 정치공세, 선동적 장외투쟁부터 시작했다”며 당내 공동조사 특위를 이날 설치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국회 국방위 간사인 황희 의원은 국방부 비공개 보고를 받은 뒤 브리핑을 통해 “첩보에 의하면 월북은 사실로 확인돼가고 있는 것 같다”며 한미간 사실 확인이 진행중이라고 발표했다. 북측이 대화 가능한 거리에서 피살된 공무원을 심문했고, 이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월북 의사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추석을 목전에 두고 서해에서 불어온 북풍 속에서 여야는 치열한 여론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CBS노컷뉴스 최인수 기자] apple@cbs.co.kr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인터뷰

[대담=이데일리 이정훈 사회부장·정리=함정선 기자] “국민연금 개혁도 매우 중요한 이슈이긴 하지만, 지금 당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연금 개혁 문제를 잠시 미뤄 둬야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나면 국민들의 고용 감소와 그에 따른 생계 불안 등을 감안해 사회보장제도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대전환적 사고가 필요할 겁니다.”

조흥식 원장 (사진=보건사회연구원 제공)
조흥식 원장 (사진=보건사회연구원 제공)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지난 22일 비대면으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단일 개혁안을 내지 못하면서 20대 국회에서도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던 국민연금 개혁을 일단 유보하자는 의외의 제안을 했다. 그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엄중하며, 그에 따른 우리 사회 경제적 변화상이 클 것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파워볼사이트

조 원장은 “국민연금제도가 가진 문제는 결국 기여(보험료)와 급여(보험금)의 차이에서 비롯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아예 소득이 사라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비대면 방식이 일상화하면서 4차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과학기술이 더 빠르게 발달할 것이라 코로나19를 해결하고 난 뒤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보장제도는 남기되 그렇지 않은 제도는 과감하게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동안 논란이 됐던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해선 “코로나19는 전 지역적 재난이라 재정여건만 넉넉하다면 보편적으로 다 지급하는 것이 좋다”고 전제하면서도 “앞으로 3~4차 지급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재원 문제를 고려해야 했고 긴급재난에 대한 지원금이라 가장 취약계층에게 주는 것이 재난성 성격에서 중요하다고 본 것”이라며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고 봤다. 특히 그는 “아동수당이나 노인수당과 같은 보편 복지 제도를 선별지원이라 부르지 않는다”며 “반드시 전 국민에게 (무차별적으로) 줘야 보편적 복지라고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과의 일문일답.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뜨거웠다. 결국 원점 재검토로 갔는데, 앞으로 재검토 과정이 어떠해야 한다고 보나.

△인수공통감염병과 같은 이런 문제는 궁극적으로는 지구 온난화와 직결된다. 궁극적 주범은 기후변화라는 게 거의 정설이다. 이 말은 결국 또다른 코로나19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민간에게만 맡길 수 없으며, 결국 공공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병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은 되지만 의료인력은 부족하다. 이는 의사들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의정 갈등 이후 이 문제를 원점에서 논의하기로 했는데, 정부와 여당, 의사협회 병원협회 등 단체와 의대생, 의대교수 등 여러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혜안을 모아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공공의료 체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 이는 전 세계적 흐름이다. 국민 건강 보호는 물론이고 지속적인 인수공통감염병 발병 가능성, 커지고 있는 국내 지역간 의료 격차 및 국민들 사이의 의료 격차 문제를 해소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며 다소 지연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 참에 합의를 통해 결론을 내야 한다. 다만 당장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으니, 이런 합의 이전이라도 현재 15~16%에 불과한 공공병원 병상 수를 좀더 확대해야 한다. 남는 민간 병상을 공공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아울러 보건소와 보훈병원, 국립대학병원, 도립 시립병원 등 공공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임금 격차를 줄여주는 등 사기를 높이는 조치가 시급하다.

-증세를 통해 국내 복지수준을 더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타격이 큰 상황에서 증세를 통한 복지수준 향상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복지정책은 어떤 방향이어야 한다고 보는지

△앞으로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이 더 자주 올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복지정책은 4가지 축에서 맞물려 가야 한다. 첫째 인간이 가진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제도이고, 둘째는 사람들이 보람된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노동문제이고, 셋째는 사회보장제도 구축 등을 포함한 복지문제다. 끝으로 생명을 지켜나가는 안전문제다. 이 네 가지 축이 맞물려 선순환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중요성이 커진 노동과 복지, 안전문제에 대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재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재정 건전성도 고려해야할 사항이지만, 사실 OECD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전체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 비용은 아직도 35개국 중에서 거의 27~28위 밖에 안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복지와 안전 문제가 더 중요해지는데, 재정 건전성 때문에 복지지출을 꺼려선 안된다. 코로나19처럼 재난이 생기면 일시적으로는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수도 있어야 한다. 물론 재정에서의 중복지출을 줄이면서 지출 구조조정도 해야 하지만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부분은 아껴선 안된다. 증세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 계층만 잘 살아서는 국가의 부가 늘어날 수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 전 세계가 20대 80에서 1대 99, 이제는 심지어 0.1대 99.9의 사회로 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되는 것은 자본주의의 큰 병폐 중 하나다. 인간을 생각하는 자본주의로 돌아가야 한다. 필요할 때엔 더 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 중(中)복지는 힘들어질 것이다.

-국민연금 개혁도 20대 국회에서 논의도 제대로 못하고 21대로 넘어왔다. 어떤 방식으로 국민연금 개혁이 진행돼야 하고 어떻게 해야 사회적 합의도 끌어낼 수 있을까.

△국민연금이라는 제도가 가진 문제는 결국 기여와 급여의 차이에 있다. 기여할 수 있는 사람 수나 양이 줄어드는데 초고령 사회 진입으로 급여는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예 소득이 사라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국민연금 개혁을 얘기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분명히 개혁은 해야 하지만, 일단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논의를 유보해야할 것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기여와 급여에 대한 새로운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다시 논의해야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4차산업혁명 등 과학기술을 더 빠르게 발달할 것이다. 이런 대전환의 시대에는 대전환적 사고도 필요하다. 사회보장제도의 핵심이 노후 보장인데, 이는 완전고용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이 더 가속화하면 로봇을 비롯한 기계가 일자리를 대신할 수 있고 인간들은 당장 노후 보장보다는 당장 필요한 생계 문제를 중요시할 수밖에 없다.지금까지의 사회보장체계 중 잘되는 것은 계속 하되 그렇지 않은 것은 바꿔야 한다. 연금은 노후 보장을 위한 일종의 강제저축인데, 이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생계 유지를 위해 모든 국민들에게 기본적인 바탕을 깔아주자는 게 바로 기본소득이다. 이미 유럽 등지에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아직 결과를 봐야 하지만 우리도 사회보장제도를 이런 논의와 연결해 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물론 당장 우리도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건 아니며, 그럴 수도 없을 것으로 보긴 하지만 말이다.

-얼마 전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기본소득법을 발의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를 소신으로 밀고 있다. 기본소득 얘기가 나왔으니, 우리 사회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보나.

△4차산업혁명 시대가 이미 무릎 근처로 와 있다. 기본소득 논의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도 실험을 지금부터라도 해보자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기본소득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 완전 기본소득형이 있고 부분 기본소득형도 있다. 경기도 청년배당이나 서울시 청년수당 등도 부분 기본소득의 한 형태다. 우리도 기본소득제를 도입할 경우 대상을 누구로 해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실험하는 걸 서둘러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앞서 실험을 시작한 다른 선진국들과 국제적 연대와 협력도 필요할 것이다.

-취임 당시 포용 복지국가 정책 비전 제시를 위해 포용적 복지국가 연구단을 설립했다.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

△원장 취임 한 달 만에 연구단을 만들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연구단에서 혁신적 포용국가에 대한 구체적인 100대 국정과제를 연구했다. 특히 새로운 포용복지를 위해 사회 불평등 완화와 사회 격차 해소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사회 불평등의 경우 빈곤 문제와 건강 불평등에 집중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이 문제가 더 시급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취약계층의 소득과 건강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회 격차의 경우 지역과 젠더 등 여러 계층에서의 격차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이번 한국판 뉴딜에 고용과 사회안전망 대책이 포함됐다. 우리가 강조하는 휴먼 뉴딜이 반영된 것인데, 앞으로 휴먼 뉴딜이 본격적으로 채택되면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과 함께 3가지 축이 하나의 고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선별지원이나 보편지급이냐 논쟁이 컸다. 앞으로도 이런 재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큰데. 어떤 방식을 택해야 하는지.

△코로나19는 전 지역적 재난이고 긴급성을 요한다. 이런 점에서 재정여건만 넉넉하다면 보편적으로 다 지급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특히 긴급성이라는 점에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개인적으로 전 국민 보편지급을 주장했다. 다만 2차 지원금의 경우 재원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긴급재난에 대한 지원금이라 가장 취약계층에게 주는 것이 재난성 성격에서 중요하다고 본다. 또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3~4차 지급까지 있을지 모른다는 걸 재정당국도 고민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보편복지냐 선별복지냐고 나누는데 이를 정책대상 수만 놓고 나눌 수 없다는 점이다. 일례로 아동수당이나 노인수당이라고 해도 이는 선별지원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다. 전 국민에게 줘야 보편이라고 동일시 해선 안된다. 다만 유엔에서 3대 집단에 대해서는 무차별적으로 지급하라고 권유하는데, 이는 아동과 장애인, 이주노동자다. 그러나 이들 3대 집단을 제외하고는 무차별적으로 지원할 순 없다. 무차별적이 아니라고 보편복지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선별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텐데 소득 기준 등을 어떻게 가려야할까.

△우리는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된 나라다. 특히 한국판 뉴딜에서도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들어가 있다. 통계적으로 부처 간 데이터를 잘 연결시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우선은 재작년부터 본격 실시되고 있는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전 국민 소득통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상공인 등의 매출액 신고액 등을 보완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민간 신용카드사들의 카드 사용내역 등을 통해 어렵지 않게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민주·국민의힘 추석 이틀 전 회동 나섰지만 합의 불발
민주 “野가 현안질의 요구하며 일방적 거부”
국민의힘 “현안질의는 원래 논의 대상..문구도 엉터리”
서로 네 탓 덕에 사흘 전 국방위 통과한 결의안 사실상 불발
각 당 내서 지도부 향한 아쉬움 나오는 가운데 국민 속만 답답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대북 규탄결의안이 여야 정치권의 신경전으로 추석 전 채택이 물 건너가면서 국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파워사다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추석 연휴 내내 국민들의 답답함은 해소되지 못할 전망이다.

◇ 오전만 해도 “본회의 열자”더니…현안질의 때문? 문구 때문?

협상이 불발된 28일 오전만 해도 여야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이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지난주 국방위원회에서 통과된 여야 대북규탄공동결의안을 함께 채택하자”며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인 민주당 김영진 의원과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이날 정오쯤 회동을 갖고 결의안 초안을 검토했지만 불과 2시간도 지나지 않아 결렬 소식이 전해졌다.

먼저 브리핑에 나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정부 긴급현안질의’를 고집하며 일방적으로 합의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해서 문구를 만들고 정의당 안까지 해서 3개 안을 가져다주고 왔는데, 갑자기 전화로 10월 6일에 현안질의를 해야겠다고 해서 그것을 받을 수가 없어서 결렬이 됐다”며 “날짜까지 정해서 온 것을 보니 내부에서 논의가 다 돼서 온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안질의는 이미 주말부터 얘기가 됐던 것으로 전혀 새로운 변수가 아니라며, 오히려 민주당이 제안한 결의안 내용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대표적인 예로 시신을 불태웠다는 단어를 삭제하자는데, 북한의 설명에 따라 부유물을 불태웠다는 이 부분도 정보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 아니냐”며 “민주당이 확신을 하지 못하거나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은 것이라 생각되는데 반드시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를 향해 의혹을 풀어나가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 물 건너 간 대북규탄결의안…’국민’은 없고 ‘정쟁’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합의를 위해 자당의 이해관계를 포기할 의사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논의되고 있었던 ‘선(先) 결의안 채택, 후(後) 현안질의’ 방식 중 민주당은 상임위원회로 충분한 만큼 긴급 현안질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여전히 사실관계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현안질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을 뿐이다.

김영진 의원은 “‘최소한 수정을 해서 결의안을 채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더니 ‘현안질의를 해야되기 때문에 어렵다’는 입장만 들었다”고 말했다.

김성원 의원도 “결의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안질문이 중요한 것이라고 역제안 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현안질의를 수용할 수 없는 만큼 국민의힘만 결의안에 합의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추석까지 아직 하루가 남았지만 막판까지 조율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사실상 결의안 채택은 어렵게 됐다.

이미 사흘 전 국방위원회에서는 전체회의에서 한 번 만에 통과된 결의안은 결국 양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민간인 신분인 우리 국민이 사살되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국회 명의의 결의안 하나 내지 못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이같은 답답한 상황에 각 당에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국방위에서 우리가 먼저 제안해서 결의안이 만들어졌는데 문구나 현안질의를 이유로 이를 무산시키는 것은 지나친 조치”라며 “어떻게든 결의안을 합의하도록 하고 다음 사안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도 “결의안을 합의하든 안 하든 현안질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면 우선 결의안이라도 합의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든다”며 “실체적 진실을 알기 위해 현안질의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결의안 채택 또한 필요한 일”

확진자 동선 정보에 상호명 노출.. 온라인상에서 놀이처럼 이뤄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 정보에 상호명이 노출된 업체들이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코로나 확진자 방문 점포’라는 댓글 낙인에 ‘별점 테러’까지 당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타격도 심각한데 지워지지 않는 온라인 ‘코로나 낙인’에 업주들은 극한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자신의 식당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3주 영업중단 끝에 지난 23일 다시 문을 연 한 프랜차이즈 식당 점주 A씨는 최근 한 지도 앱에 달린 댓글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식당 소개 첫 페이지에 일부 네티즌이 ‘코로나 식당’ ‘코로나 무더기 확진’ 등의 댓글을 적고 별점 1점을 남겼기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기사 링크를 덧붙이기도 했다.

A씨처럼 ‘코로나 낙인’이 찍힌 자영업자들은 괴로운 심경을 토해냈다. 댓글이나 별점 등 온라인에 새겨진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28일 “당국이 상호명을 공개한 건 확산 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온라인 공간에 낙인이 찍히는 건 다른 문제”라며 “식당문 앞에 ‘코로나 확진자 다녀감’이라고 써놓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하소연했다.

별점 테러를 가한 네티즌들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알려진 장소 곳곳을 지도 앱에서 찾아다니며 별점 1점과 함께 ‘코로나 확진’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확진자가 방문해 업체명이 공개된 음식점엔 ‘코로나 식당’이라 적고,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사우나에는 ‘코로나 사우나’라고 남기는 식이다. 수십곳에 이 같은 기록을 남긴 네티즌도 있다.

마찬가지로 상호명이 공개된 울산의 한 식당 사장 B씨는 “확진자가 다녀간 게 우리 잘못도 아니고 오히려 피해자인데 왜 남의 고통을 빌미로 그런 댓글을 남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코로나 식당이라는 내용을 보고 누가 우리 식당을 찾겠느냐”고 분노했다. 이어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온라인 낙인에 의한 고통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수도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조모(30)씨는 “자영업자는 포털사이트나 지도 앱이 거의 유일한 홍보 창구라 거의 100% 등록을 하고, 평점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지역 기반의 인터넷카페 등에선 ‘코로나 리스트’가 돌아다녀 지역 상인들이 폐업하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 의해 상호명이 공개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지난 7월부터 실시된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 지침에 따라 성별, 연령, 국적, 거주지 및 직장명 등 개인을 특정하는 정보는 비공개가 원칙이고 직장명은 불특정다수에게 전파시켰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공개가 가능하다.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나 이용한 이동수단도 확진자가 발생한 공간 내 접촉자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 공개하고 있다. 이처럼 정보공개가 제한적임에도 이를 이용한 낙인 찍기가 온라인상에서 일종의 놀이처럼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 당국은 사회적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확진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비난하거나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리적 거리두기이지, 마음의 거리두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전문의에게 듣는다] 배재만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배재만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암 가운데 가장 독한 암으로 분류됐던 난소암이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 등이 개발되면서 5년 생존율이 60%대를 넘어섰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배재만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암 가운데 가장 독한 암으로 분류됐던 난소암이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 등이 개발되면서 5년 생존율이 60%대를 넘어섰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난소암은 여성을 위협하는 가장 ‘독한’ 암이다. 자궁경부암처럼 조기 검진법이 없는 데다 별다른 초기 증상이 없어 대부분 늦게 발견돼 치료 시기를 놓치기 때문이다. 여성암 가운데 사망률 1위로 최근 20년간 26.7%만 조기 발견됐다.

‘난소암 등 부인암 치료 전문가’인 배재만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만났다. 배 교수는 “난소암은 초음파와 종양표지자(CA-125)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며 “최근 표적치료제ㆍ면역치료제 등 새로운 항암 치료제가 속속 나와 생존율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난소암 원인을 꼽자면.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위험 인자가 몇 가지 밝혀졌다. 우선 난소암 및 유방암 가족력과 BRCA 유전자(BReast CAncer gene)가 있다. 앤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을 시행한 뒤 BRCA 유전자 변이가 유명해졌다. 난소암 환자의 25% 정도에서 BRCA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다. 따라서 BRCA1 유전자가 있다면 평생 동안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39%, BRCA2 유전자가 있다면 11% 정도나 된다.

또한 배란 횟수가 많을수록 난소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어 배란 횟수가 많으면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임신ㆍ출산 경험이 많거나, 모유 수유를 오래하면 위험성이 낮아진다. 경구 피임약을 5년 이상 복용하면 난소암 발병 위험이 50%가량 줄어든다.

따라서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거나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30~35세에 조기 검진(초음파 및 CA-125 검사)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을 때 BRCA1의 경우 35~40세, BRCA 2는 40~45세에 난소를 예방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권고된다. 일부 난소암은 나팔관에서 생기기에 난관만 잘라내고 난소는 폐경 나이가 돼서 절제하기도 한다. 또한 자궁근종 등을 없앨 때 예방적으로 나팔관을 절제한다.”

-초기 증상이 없는데 어떻게 발견하나.

“난소암 초기에 난소 크기가 커지지만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 난소가 골반 깊숙이 자리잡아 정상 크기일 때는 물론, 크기가 커지더라도 만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난소암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암 진단 시 병기가 3~4기일 때가 많다. 증상이 생겨도 하복부나 복부 불편감, 소화기 장애처럼 특이하지 않을 때가 많다. 병원을 찾게 되는 증상의 대부분은 하복부에 종괴(혹)가 만져질 때다.

난소암의 효과적인 조기 검진법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초음파와 난소암 종양 표지자(CA-125)를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이 검사에서 난소암이 의심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 방출 컴퓨터단층촬영(PET-CT)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 진단은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로 난소 종괴를 적출한 뒤 조직 검사로 이루어진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모든 종양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1차적으로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동시에 조직 검사로 난소암 확진과 세포 조직형, 진행 상태를 파악한다. 수술은 자궁과 양쪽 난소를 모두 제거하고 골반 및 대동맥 주위 림프절과 대장, 소장, 비장, 간, 횡격막 등에 생긴 전이성 종양도 잘라낸다. 수술 후 남아 있는 종양이 작을수록 항암제 효과가 좋아진다. 난소암은 복강 내 종양이 씨앗처럼 뿌려진 상태라도 되도록 작은 종양까지 없앤다. 대부분 수술 후 항암 치료를 시행하지만 난소암이 많이 진행돼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기 [JB2] 어려우면 먼저 항암 치료를 한다. 이런 선행화학요법으로 종양을 줄인 뒤 수술하면[JB2] 수술 범위와 함께 합병증을 줄이게 되지만 생존율은 먼저 수술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난소암 치료에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가 많이 쓰인다. 대표적인 표적항암제로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베바시주맙(아바스틴)’은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또 다른 표적항암제로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PARP 효소를 억제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PARP(Poly ADP Ribose Polymerase) 억제제’도 효과가 인정돼 치료에 쓰이고 있다. 면역치료제 펨브로리주맙(키트루다)도 일부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다.”

-난소암 생존율은 어떤가.

“난소암은 진행된 상태로 발견될 때가 많아 다른 부인 암보다 생존율이 떨어진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난소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61% 정도였다(자궁경부암 81%, 자궁내막암 89%). 1997~2001년 58.3%였던 것에 비해 2012~2016년에는 64.0% 정도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가 속속 개발된 것도 생존율 향상에 한몫하고 있다. 난소암 예후는 나이ㆍ조직형ㆍ병기 등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가장 흔한 조직형인 장액성 난소암은 나이가 많을수록, 병기가 높을수록 예후가 나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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