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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정책국장. 반중 싸움닭이다. 큰 제스처와 거친 언행이 특징. AFP=연합뉴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정책국장. 반중 싸움닭이다. 큰 제스처와 거친 언행이 특징. AFP=연합뉴스


“중국은 지구 최고의 암살자다.”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펴낸 책 『중국에 의한 죽음(Death by China)』의 일부다. 책에는 “중국의 삐딱한 자본주의는 보호무역을 무기 삼아 미국의 산업을 초토화할 것이고, 중국 기업은 치명적인 제품으로 미국 기업을 몰살하며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국내 번역서는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로 제목을 순화했지만 책의 내용은 원래 제목만큼 도발적이었다.동행복권파워볼

이 책의 저자가 바로 현재 미국 백악관의 무역ㆍ제조업 정책국장인 피터 나바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과 함께 만들어진 이 자리는 “미국의 근로자와 제조업자들의 권익을 위해 복무하며 대통령에게 경제 성장 및 무역 적자 해소 등을 위해 조언하는 것”이 법에 적시된 임무다.

하지만 나바로에게 자신의 임무는 ‘중국으로부터 미국의 권익을 지키는 것’ 정도로 요약된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반중(反中) 전선에서 ‘싸움닭’을 자임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바로 국장의 발언을 웃으며 듣고 있다. 올 4월 코로나19 대응책 브리핑.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나바로 국장의 발언을 웃으며 듣고 있다. 올 4월 코로나19 대응책 브리핑. 로이터=연합뉴스

나바로의 반감은 중국에만 머물지 않았다. 한국에도 수차례 핏대를 세웠다. LG와 삼성전자를 “약탈 기업”이라고 표현한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끔찍하다”고 표현한 뒤엔 나바로의 속삭임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18년 개정된 한ㆍ미 FTA를 두고 나바로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과 이런 FTA를 체결한 것은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낸다는 증거”라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트럼프 집권 후 미국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에도 나바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동행복권파워볼


정치인을 꿈꾼 경제학자

나바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그의 거친 언행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의 백악관에서조차 그는 ‘공공의 적’ 수준이다. ‘차분함’이 무기인 대다수의 동료 경제학자들과 달리 그는 교수 시절부터 뚜렷한 개성을 드러냈다. 경제 매체에 출연해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했다.

정계 진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시의회부터 시장직까지 다양한 선거에 5번이나 출마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흥미로운 건 나바로가 트럼프 대통령과 연이 닿기 전까지는 민주당 지지자였다는 점이다. 5번의 선거도 모두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하지만 정계 아닌 관계로 방향을 틀면서 그는 돌연 성향을 180도 바꿨다.

지난달 방송 출연을 앞둔 나바로 국장.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여전히 곁에 두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방송 출연을 앞둔 나바로 국장.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여전히 곁에 두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런 나바로를 트럼프에게 소개한 건 누굴까. 트럼프 백악관의 핵심 실세라는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다. 쿠슈너는 나바로의 책 『중국에 의한 죽음』을 보고 그를 스카우트했다고 한다. 나바로는 트럼프의 측근인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함께 트럼프의 경제 및 통상 정책 근간을 세웠다.하나파워볼

보호무역주의에 경도된 이 정책은 학계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370여명의 경제학자가 참여해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 중 19명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였다. 예상치 못한 복병에도 나바로는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에 불리한 통상정책이 유리하다고 착각하는 이들”이라며 깎아내렸다.


그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세계

사실 그는 트럼프 정부 출범 초기 백악관 내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을 맡았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가경제위원회(NEC)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통상 분야의 최고 수준 정책결정기구로 요직으로 꼽히는 자리다. 하지만 NTC는 해체됐고, 나바로는 현재 직책으로 밀려났다. NEC 산하 기구인 만큼 사실상 좌천이다.

그의 거친 생각과 각종 설화 등은 백악관 내부에서도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온건파는 그를 저지할 필요를 느꼈고,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그를 고위급 회의에서 배제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서도 제외됐다.

좌천과 백악관 내부의 암묵적 경고에도 그의 위험한 발언은 계속됐다. 미ㆍ중 합의와 관련해 지난 6월 폭스뉴스에서 “다 끝장났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중국발이라는 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해 무역합의조차 깨기로 결심했다는 게 나바로의 주장이었다. 해당 발언의 파장이 만만치 않자 결국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나서서 “중국과의 무역합의는 그대로”라고 트윗했다.
나바로의 좌충우돌 행보에도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반중 성향의 나바로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는 해고의 명수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트윗으로 망신을 주며 해고를 일삼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나바로는 좌천됐지만 트럼프의 곁을 지키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미ㆍ중 무역 협상에서 트럼프가 적절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풀이도 나온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공모가 13만5천원에 142만6천주 모집..증시 대기자금 100조원 ‘훌쩍’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코스피 입성을 앞둔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일반 투자자 청약에 들어간다.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빅히트가 이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로 이어진 공모주 청약 열풍을 이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오는 5∼6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 신청을 받는다.

공모가는 지난달 24∼25일 진행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희망 범위 상단인 13만5천원으로 확정됐다.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되는 물량은 전체 공모 물량의 20%인 142만6천주다. 이에 따른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총액은 1천925억1천만원이다.

청약은 공동 대표 주관사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공동 주관사 미래에셋대우와 인수회사 키움증권을 통해서 한다.

각 증권사에 배정된 일반 청약 모집 물량은 NH투자증권 64만8천182주, 한국투자증권 55만5천584주, 미래에셋대우 18만5천195주, 키움증권 3만7천39주 등이다.

빅히트의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은 1천117.25대 1로 카카오게임즈(1,478.53대 1)보다 낮고 SK바이오팜(835.66대 1)보다는 높았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기록을 깨지 못한 빅히트가 일반 청약에서 카카오게임즈 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그래픽] 카카오게임즈 IPO 역대 최대 청약 기록
[그래픽] 카카오게임즈 IPO 역대 최대 청약 기록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청약 통합 경쟁률은 1천524.85대 1이었다. 청약 증거금은 58조5천543억원이 모여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신기록을 썼다.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이 다가오는 가운데 증시 대기성 자금만 100조원을 훌쩍 넘어 증거금이 카카오게임즈를 넘볼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62조6천580억원, 투자자 예탁금은 55조6천568억원이다.

또 상장을 앞두고 방탄소년단도 계속 좋은 성과를 내서 투자 심리를 북돋는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는 발매 직후 2주 연속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이후 2주간 2위였다가 발매 5주 차인 9월 29일 자 차트에서 다시 1위로 올라섰다.

빅히트는 이번 공모로 총 9천625억5천만원을 조달한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4조8천억원이다.

빅히트는 “상장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차입금 상환, 국내외 연관 사업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투자, 신사옥 관련 시설 투자, 기타 사업 관련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ice@yna.co.kr

각종 규제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주택 매매, 전·월세와 관련해 신경 써야 할 일이 부쩍 늘었다. 정부 부처가 앞다퉈 해설서를 내놓을 정도다. 지난달 13~14일 연재한 ‘부동산 Q&A’ 중 시장 혼란이 여전한 질문 10개를 추렸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를 사고 팔 때 챙겨야 할 일도 많아졌다. pixabay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를 사고 팔 때 챙겨야 할 일도 많아졌다. pixabay


①1주택자는 집을 팔아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는 것 아닌가.
“1주택자에 대한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양도세를 내야 한다. 2017년 8월 3일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산 주택은 2년 거주와 2년 보유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이마저도 실거래가 기준으로 9억원까지만 적용된다. 그 이전에 취득한 주택과 비규제지역은 2년 보유 조건만 채우면 된다.

또 1주택자라도 집값이 9억원을 넘으면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선 양도세를 내야 한다. 다만, 장기보유특별공제로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한 부동산을 팔 경우 양도 차익에서 일부를 차감하는 제도다. 1년당 8%씩 최대 80%까지 공제한다. 이때도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한다.”

②내년부터 비과세 요건이 더 강화된다던데.
“장기보유특별공제 조건이 달라진다. 연 8%였던 공제율이 ‘보유 기간 연 4%+거주 기간 연 4%’로 바뀐다. 실제로 살아야만 공제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10년간 아파트를 보유하고, 이 가운데 2년간 실거주를 한 경우를 가정하자. 지금은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48%만 공제를 받는다.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
또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6월 1일부터 1년 미만 보유 주택의 양도세율은 70%, 2년 미만 보유 주택은 60%가 된다. 1주택자라도 집을 단기간에 팔면 양도세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

③아파트 매매 계약을 맺었다. 직접 들어가 살 생각인데, 세입자가 나가지 않겠다고 한다. 계약을 포기해야 하나.
“매매 계약만 한 상태(소유권 이전 등기 이전)라면 세입자가 현재의 집주인(매도자)을 상대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세입자를 강제로 내보낼 수 없다. 다만, 전세 계약 만료가 6개월 이상 남았다면 서둘러 매매를 끝내고, 전세 만기 시점에 자신이 산 집에 들어갈 수 있다. 청구권은 전세 만기 6개월 전부터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경우든 매수·매도인과 세입자가 합의하면 세입자 퇴거와 새 주인의 입주가 가능하다. 합의는 문서화하는 것이 추가적인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④한 집에서 10년 가까이 전세를 살았다.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나.
“쓸 수 있다. 기존에 몇 년을 살았는지는 청구권 행사 여부와 관련이 없다. 전세 만료일을 기준으로 2년 더 거주하겠다고 집주인에게 요청하면 된다. 같은 전셋집에 대한 청구권 행사는 한 번만 할 수 있다.”

⑤전세를 월세로 바꾸면 월세를 얼마 정도 내야 하나.
“지난달 29일부터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전·월세 전환율은 4.0%에서 2.5%로 낮아졌다. 전세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바꾸면 매월 내야 하는 월세가 33만원에서 20만원 수준이 된다. 전환율은 기준금리(0.5%)에 2.0%포인트를 더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기준 금리가 높아지면 전환율도 높아질 수 있다. ”

⑥전세자금대출을 연장할 때 집주인 동의를 받아야 하나.
“이미 받은 대출을 그대로 연장하든, 금액을 늘리든 집주인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과거에는 은행에서 관행으로 집주인 동의를 받아오도록 요청했으나, 정부가 관련 지침을 강화하면서 은행에서도 이런 요청을 하지 않는 추세다. ”

요즘 서울 아파트는 전세난, 전세수급동향지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요즘 서울 아파트는 전세난, 전세수급동향지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⑦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는 부부 공동명의가 더 유리한가.
“1주택 종부세는 공시가격 기준으로 9억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 부과한다. 공동 소유면 각각 6억원이 기준이 된다. 14억원짜리 주택을 예로 들면 단독 명의는 5억원에 대해, 공동명의는 2억원에 대해 종부세를 물린다. 그러나 공동명의는 고령‧장기보유 공제(60세 이상, 5년 이상 보유)를 받을 수 없다. 지금까지는 이를 고려해도 대체로 공동명의가 유리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공제율이 10% 늘어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고가 주택을, 오래 보유한, 고령의 집주인의 경우 단독 명의가 공동명의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다만, 나이·기간·집값 등에 따라 세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구체적인 유·불리는 세무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공동명의를 단독으로 바꿀 때 내야 하는 증여세도 따져봐야 한다.”

⑧분양권도 주택으로 간주하나.
“정부는 7‧10 대책에서 양도소득세를 낼 때 분양권을 주택 수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1주택과 1분양권이 있으면 2주택자에 적용되는 양도세를 내야 한다. 관련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에 분양권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조합원 입주권은 대출·청약·세제 모든 부문에서 주택 수에 포함한다. 단 입주권을 보유한 1주택자는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특례가 있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입주권 취득일로부터 최장 3년 이내에 보유한 주택을 팔면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올해 서울아파트 거래량.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올해 서울아파트 거래량.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⑨재건축 단지에 1년 살고 전세를 줬다. 1년만 더 살면 실거주 2년 조건을 채우는 건가.

“거주 기간을 합산하는 것이어서 연속으로 2년을 살지 않아도 된다. 1년간 산 적이 있다면 앞으로 1년 더 거주하면 요건을 채우는 데 문제가 없다. 이 규제는 조합 설립 전 단계의 재건축 단지 소유자에게 적용된다.”

⑩무주택자였는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 산 집으로 이사하지 않으면 처벌받나.

“무주택자도 규제지역에서 주담대를 받아 집을 샀다면 6개월 안에 매수한 주택으로 이사해야 한다. 그동안은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넘는 주택을 살 때만 1년(조정대상지역은 2년) 안에 전입하도록 했는데 거주 요건을 강화했다. 6개월 안에 옮기지 않으면 대출금을 반환해야 하고, 3년간 주택 관련 대출을 받는데 여러 제약이 가해진다.”

염지현·최현주 기자 yjh@joongang.co.kr

<신데믹 위기> ④쌓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이상한 세상이 됐다. 방역을 위해 필수적으로 쓰는 마스크, 알고보면 플라스틱 쓰레기인 마스크가 버려진 뒤 어디에 쌓일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부족하다. 29일 오후 부산역 대합실 알림판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이상한 세상이 됐다. 방역을 위해 필수적으로 쓰는 마스크, 알고보면 플라스틱 쓰레기인 마스크가 버려진 뒤 어디에 쌓일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부족하다. 29일 오후 부산역 대합실 알림판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발생한 지 10개월이 지났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바이러스에 대항해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최선의 방어책은 ‘마스크’다.

마스크, 인간을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는 고마운 물건이지만, 자연에도 고마운 물건일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일주일에 2억 장이 넘는 마스크가 생산된다(9월 셋째주 2억 8452만장).

기본적으로 일회용인 이 마스크는 그대로 일반쓰레기 혹은 의료폐기물이 된다.
영국에서는 한 사람이 1년 동안 매일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전국적으로 6만 6000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생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달 21일 김녕성세기해변에서 세이브제주바다 활동가들이 수거한 마스크 쓰레기들. 세이브제주바다 제공
지난달 21일 김녕성세기해변에서 세이브제주바다 활동가들이 수거한 마스크 쓰레기들. 세이브제주바다 제공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눈에 띄게 해안가 쓰레기 중 마스크가 늘었다.
제주도에서 해안쓰레기 수거활동을 하는 단체인 ‘세이브 제주바다’의 한주영(38)대표는 “해안에서 줍는 쓰레기 중 가장 많은 ‘탑5’에 마스크가 새롭게 오를 정도로 버려진 마스크가 많아졌다”며 “모래사장에서 주운 마스크만 모아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더니 사람들이 그제서야 ‘마스크도 심각한 쓰레기가 되는구나’ 하고 알아챈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 플라스틱입니다!

지난 7월 제주도 바닷속에서 발견된 마스크와 비닐장갑. 천권필 기자
지난 7월 제주도 바닷속에서 발견된 마스크와 비닐장갑. 천권필 기자

직조구조 때문에 단순한 섬유제품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뜻밖에 마스크도 플라스틱 폐기물이다.

입에 닿는 가장 안쪽은 섬유질, 외부환경에 노출되는 바깥쪽은 방수처리된 부직포 등 재질이지만 마스크의 핵심인 중간층 MB(Melt Blown)필터는 PP(폴리프로필렌) PS(폴리스티렌) PE(폴리에틸렌) 등 플라스틱 섬유로 만들어진다.

필터의 플라스틱은 버려진 뒤 풍화되고 마모되면서 미세플라스틱(지름 5㎜ 이하)으로 변한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날 경우 나노 사이즈(1나노미터(nm)는 100만분의 1㎜)까지도 쪼개진다.

인간의 생명을 지켜주는 마스크는 바다에 들어가 해양생물들의 숨통을 조인다.
최근 화제가 됐던 ‘마스크 끈 질식’ 생물들 문제는 지금 당장 보이는 문제지만, 플라스틱 문제는 당장 눈앞에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직 관련 연구도 부족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남해연구소 책임연구원 심원준 박사는 “지금은 방역이 우선이라 제어 없이 쓰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다면 결국 ‘플라스틱 쓰레기’인 마스크를 무분별하게 배출하는 데 대해서도 과학적인 가이드라인,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 박사는 “바이러스 차단에 매몰돼서 플라스틱 배출을 완전히 무시하면 안된다. 이후 어떤 형태로 인간에게 돌아와 영향을 끼칠 지 늘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잡다가 플라스틱에 깔려죽을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배달, 포장 및 일회용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전국의 재활용선별장에 들어오는 폐기물의 양이 크게 늘었다. 사진은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쌓인 재활용폐기물. 연합뉴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배달, 포장 및 일회용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전국의 재활용선별장에 들어오는 폐기물의 양이 크게 늘었다. 사진은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쌓인 재활용폐기물. 연합뉴스

코로나19는 마스크 폭증만이 아니라 ‘플라스틱 폭증’도 불러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 탓에 택배뿐만 아니라 배달‧포장 음식이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던 사회 분위기도 일시에 ‘일회용품 사용’으로 돌아섰다.
늘어나는 쓰레기는 눈에 보이게 쌓이고 있다.

세이브제주바다 한 대표는 “가장 많은 쓰레기는 담배꽁초와 페트병, 일회용컵, 빨대 등등 플라스틱이지만, 코로나 이후 포장용기 등 쓰레기도 훨씬 더 많아진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해안을 자주 조사하는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도 “코로나 전부터 플라스틱 포장재가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였고, 장마 이후 그간 쌓였던 쓰레기가 한꺼번에 떠내려오면서 숨어있던 쓰레기까지 눈앞에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9월 초부터 잡는 추젓(가을새우) 그물을 올리면, 걸려드는 것 중 3분의 2는 새우고, 3분의 1은 비닐이다. 어떤 어민들은 절반까지도 비닐이라고 말한다”며 “비닐은 햇빛과 바닷물에 빨리 삭아 쪼개지는데도 이만큼이나 보이는 건, 실제 흘러드는 비닐의 양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미 지구에 쌓이는 플라스틱은 한계치에 도달했다.
인류가 만든 모든 플라스틱의 절반은 지난 13년동안 생산됐고, 2030년이면 바다‧강‧호수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연 최대 5300만톤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있다.
지난 2015년 연 800만 톤이 배출된 것으로 추산돼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unaccceptable)”으로 평가된 지 5년 만에 6배가 넘는 양이 쏟아지는 셈이다.


“일회용이 방역? 세척이 방역”

버려진 마스크들. 중앙포토
버려진 마스크들. 중앙포토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잡기 위한 대책이 ‘일회용품 사용’과 동일시되는 것은 위험하다.
한 번 생산되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일회용품을 처리하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오염물질은 결국 지구와 인간을 더 병들게 만든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코로나19가 쉽사리 끝나지 않는 경우, 이 소비구조가 지속돼선 안된다”며 “지금은 정부도 ‘배달음식 일회용품은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식 방치를 하는데, 장기적으로는 다회용기 사용량을 다시 늘리는 쪽으로 정책을 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회용품이 해결책이 아니다. 사람들이 ‘설거지’를 불안해하기 때문에 다회용기를 꺼리는 거라면, 전문 세척업체가 생기는 것도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세척도 방역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전문적으로 살균세척된 다회용기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회용품 부담금이든, 다회용 보조금이든, 정부가 유도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플라스틱 종착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

태평양에 떠도는 플라스틱 쓰레기. EPA=연합뉴스
태평양에 떠도는 플라스틱 쓰레기. EPA=연합뉴스

물가로 떠내려간 플라스틱은 궁극적으로 미세플라스틱, 나노플라스틱으로 잘게 쪼개진다.
아직 자연에 흘러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장기적으로는 생물체에 위험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심원준 박사는 “지금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플라스틱을 먹는다고 하지만, 2100년이면 일주일에 카드 50장 분량이 넘는 플라스틱을 먹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지금까지는 바다새, 거북이가 ‘플라스틱인 줄 모르고’ 플라스틱을 먹고 해를 입는 동안 인간은 ‘플라스틱인 걸 알아서’ 먹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며 “그러나 인간이 배출한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진 뒤에는 인간도 ‘모르고’ 먹게 될 것. 자연의 복수인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많이, 어떻게 분포하는지 자세히 파악할수록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원인인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세플라스틱, 다음 유행병

미국 하와이 해변에 쌓여있는 플라스틱 조각들. AP=연합뉴스
미국 하와이 해변에 쌓여있는 플라스틱 조각들. AP=연합뉴스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은 ‘지구상 인간과 가장 먼’ 곳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만년설 속, 심해 바닥, 남극 주변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보고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복잡하고 광범위한 물리적, 화학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과학자들은 미세플라스틱에 자체적으로 포함된 화학물질은 물론, 미세한 입자가 주변의 오염물질이나 바이러스를 흡착해 ‘슈퍼 전파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산호가 병드는 원인으로 플라스틱에 붙은 병원균이 지목되기도 하고, 이 플라스틱 오염은 보통 4%인 산호 내 질병 발생 가능성을 89%까지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바다에서 발견된 미세플라스틱에 바이러스, 혹은 박테리아가 붙어서 옮겨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건 양식 산업이다.

홍합·굴·조개 등 상업용 패류에서 이미 미세플라스틱은 흔히 발련되고 있고, 굴 양식장에서 미세플라스틱을 타고 번진 비브리오균에 대한 보고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는 양식장 개발 전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우선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건국대학교 안윤주 교수는 “플라스틱의 표면은 소수성(물을 싫어하는 성질)이기 때문에 물 속에 있는 오염물질이 거기에 가서 붙은 다음, 생물체 안으로 같이 들어간다”며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일수록 몸속으로 잘 들어가고, 완벽한 오염물질 운반체 역할을 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물벼룩, 플랑크톤 등 작은 생물부터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분석한 연구들이 많아서 사람들이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할 수 있지만, 생태계의 한 부분이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모두 무너지는 것”이라며 “물벼룩, 조개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굉장히 ‘별 것’이라고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 ◇신데믹 위기…네 가지 재앙에 처한 인류

신데믹 위기에 처한 인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데믹 위기에 처한 인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인류는 신데믹(Syndemic)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 위기, 미세먼지 오염, 플라스틱 쓰레기 파도 등 네 가지 재앙을 한꺼번에 맞고 있다.

신데믹은 2개 이상의 유행병이 동시 혹은 연이어 집단으로 나타나면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사태를 악화하는 것을 말한다.

1990년대 중반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의학 인류학자메릴싱어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신(syn-)’은 ‘함께’ 혹은 ‘동시에’ 뜻을 가진 접두사이고, ‘데믹(-demic)’은 유행병(epidemic)을 의미한다.

대구의 한 가정에서 초등학생이 인터넷으로 교육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스1
대구의 한 가정에서 초등학생이 인터넷으로 교육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스1

국내 학부모들 사이에서 질 낮은 원격수업에 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공교육이 학생을 방치하고 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할 정도다.

그런데 원격수업에 대한 고민은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88개국 15억7602만 명의 학생이 학교 대신 집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각국은 학생 간 학습격차가 심화하고 있다며 우려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들어 낸 전 세계적 현상이다.

비대면 수업이 ‘뉴노멀’이 된 요즘 다른 나라 학교들의 상황은 어떨까. 미국·중국·일본에 각각 거주하는 한국인 엄마들에게 현지 원격수업의 상황을 들어봤다.


미국 “학급 인원 줄이고 발표 수업 진행”

미국은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 미트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원격수업을 진행한다. 독자 제공
미국은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 미트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원격수업을 진행한다. 독자 제공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초등학생·중학생 두 딸을 키우고 있는 40대 초반의 이모씨는 현지 원격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이씨는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사전 제작 영상과 PPT 자료 위주로 수업이 구성됐는데 9월 새 학기 들어 실시간 수업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특히 요즘은 화상회의 플랫폼인 ‘구글 미트’를 활용해 매일 5시간 이상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초2인 둘째 딸의 경우 17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다. 지난 학기 학급 인원은 22명이었지만 비대면 수업을 고려해 학교에서 학급 규모를 축소했다. 덕분에 교실에서 수업하듯 학생 한 명 한 명을 지목해 질문하고 답변하는 발표 수업이 가능한 것 같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미국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 씨의 자녀가 구글 클래스룸에 접속해 과제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미국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 씨의 자녀가 구글 클래스룸에 접속해 과제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이씨는 “교사가 수업 시작 5분 전, 미리 구글 클래스룸에 접속해 일찍 출석한 아이들과 소통한다”고 밝혔다. 종종 원격수업하는 딸 옆에서 수업 진행을 지켜본다는 이씨에게 가장 인상적인 건 담임 교사의 당부였다. 이씨는 “교사는 애들에게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는 학교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부하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부모님께 묻기 전에 선생님에게 물어보라’고 당부하더라”고 했다.

교육 당국은 자료 제작과 기기 보급을 전담해 교사의 부담을 덜고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씨는 “주(州) 교육청에서 제작한 강의 자료와 학습지를 그대로 수업에 활용한다”며 “아이들 전용으로 쓸 수 있는 학습용 디바이스가 있는지, 집에서 인터넷 연결은 원활한지 수요 조사를 꼼꼼히 하더라. 필요할 경우 가정 형편과 관계없이 누구든 학습 기자재를 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원격수업 기간에 조·종례나 출석 체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학부모의 불만이 커지자 교육부는 지난달 15일 원격수업 중에 모든 학급이 실시간 조·종례를 하라는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물론 미국도 지역과 학군에 따라 원격수업의 양상은 다르다. 이씨는 “유학·연수 때문에 체류 중인 한국인, 재미동포들 상당수가 자녀 교육을 고려해 교육열 높은 우수학군에 거주한다. 그래서 그런지 온·오프라인에서 만난 한국인 부모들은 대부분 원격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중국 상하이 “과학 실험도 체육도 실시간으로”

중국의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개학식을 진행했다. 인민망
중국의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개학식을 진행했다. 인민망

코로나19 대유행의 진원지인 중국은 올해 2~3월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대학교까지 원격수업을 시작했다. 중국 교육당국 등에 따르면 텅쉰커탕(騰訊課堂), 쉬엔시통(学习通) 등 온라인 수업 플랫폼이 활성화돼 있어 즉각적인 원격수업 도입이 가능했다. 마땅한 실시간 자체 수업 플랫폼이 없어 해외 프로그램인 ‘줌(ZOOM)’을 주로 활용하는 국내 상황과는 달랐다.

특히 IT 인프라, 학교 수준 모두 상대적으로 훌륭한 대도시에선 원격수업이 빠르게 정착됐다는 평가다. 중국 상하이에서 유치원생·초등학생·중학생 3남매를 키우고 있는 김경정씨는 “텐센트의 온라인 수업 플랫폼으로 개학식마저 온라인으로 평소와 똑같이 진행했다”며 “전교생이 동시에 접속해도 끊기지 않아 신기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과학 실험과 체육 수업도 실시간으로 진행한다. 독자 제공
중국은 과학 실험과 체육 수업도 실시간으로 진행한다. 독자 제공

김씨에 따르면 각 학교의 수업 시간표는 기존 등교수업과 거의 동일하게 구성됐다. 먼저 상하이시에서 송출하는 공동수업을 듣고 각 학교 교사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한다. 김 씨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교사가 과학 실험과 체육 수업도 실시간으로 진행했다”며 “학부모 회의도 담임교사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수업이 끝나면 교사는 각 반 온라인 게시판에 과제물을 올린다. 학생들은 각자 집에서 이를 출력해 문제를 풀고 사진을 찍어 제출한다. 부모들에게는 시 교육위원회가 집필한 온라인 수업 지도서가 제공됐다.

물론 부모로서 손 가는 일은 많다. 김씨는”등교를 하지 않고 원격수업을 하다보니신경쓸 일이 많다”며 “그래도 온라인 수업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쉬는 시간은 어떻게 활용할지, 체육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자세히 나와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자체 플랫폼으로 통해 원격수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중국과 달리 한국은 지난 학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활용한 비율이 6%에 불과했다. 콘텐트 활용과 실시간을 병행한 수업을 포함해도 14.8%에 불과하다.


일본은 코로나 확산에도 대면수업 강행

일본 시즈오카현 소재 시즈오카시립아오이 초등학교 교실에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일본 시즈오카현 소재 시즈오카시립아오이 초등학교 교실에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앉아 있다. 연합뉴스.

중국과 달리 일본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대면 수업 위주로 학사일정을 진행했다. 도쿄에서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고 있는 최윤정씨는 “지난 3~5월 휴교한 이후 6월 중순부터 부분 등교를 시작해 7월에는 정상등교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학교의 원격수업은 유튜브에 교사가 올려놓은 수업 영상을 참고하며 가정학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사가 학교 홈페이지에 일주일 치 과제물을 올리면 이를 출력해 사용하도록 하고, 원하는 학생은 학교에서 가져갈 수 있도록 비치해뒀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원격수업 방식인 ‘콘텐트 활용 수업’과 비슷하다.

최씨는 “8월 여름 방학이 끝나고 9월에도 정상 수업 중이다. 책상 2면(전면·좌측)에 가림판을 설치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듣는다”고 밝혔다. 물론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최씨는 “학부모에 따라 등교를 시키지 않고 가정학습을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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