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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혼란 부추긴 부동산 설화
이해찬, 서울 가리켜 “천박한 도시”
진성준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내려”

올해는 부동산 관련 설화가 어느 때보다 잦았다. 당정청 고위 인사들은 집값과 전셋값 모두 오른 현실을 외면하거나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들로 성난 부동산 민심을 더 들쑤셔 놓았다.파워볼사이트

시작은 강기정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의 입이었다. 올해 1월 정무수석이었던 그는 ‘부동산 매매 허가제’ 검토의 필요성을 CBS 라디오에서 공개 거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직후 발언이라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정부와 여당이 즉각 “검토한 적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투기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위헌소지가 큰 규제도 불사하겠다는 부동산 철학이 엿보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 16일 MBC 100분 토론에서 마이크가 꺼진 줄 모르고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질 거다”라고 말한 게 그대로 전파를 탔다. ‘집값 폭락이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토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7월은 올해 월간 집값 상승률이 가팔랐던 시기라 “정부가 집값을 잡을 생각이 없다는 속내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7월 24일에는 서울을 가리켜 “천박한 도시”라고 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발언이 구설에 올랐다.

8월 6일은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김조원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설화가 한꺼번에 일었다. 서울 강남구(3채)와 인천 강화군(1채)에 집을 보유한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20년 전 어쩌다 다주택자가 됐고 종부세(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썼다. ‘다주택자는 투기세력’으로 규정한 정부 정책에 동조하면서 자신은 다주택자여도 세금만 내면 문제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 아파트 2채를 가진 김 전 민정수석은 이날 송파구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 원 비싸게 내놓았다가 거둬들인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남자들은 잘 모른다”는 청와대 해명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자 아내 탓으로 돌린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해명과 겹치며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그는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설화도 잦았다. 젊은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기)’과 ‘패닉바잉(공황구매)’을 두고 “안타깝다”(8월 25일), “분양을 받는 게 좋을지 생각해봐야 한다”(8월 31일)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란 비판을 받았다.

전세대란이 정점을 찍은 11월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호텔 전세’와 진선미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의 ‘아파트 환상 버리라’, 김 장관의 ‘아파트가 빵이라면’ 등 임대차2법을 무리하게 시행해 전세대란을 촉발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급조한 전세대책에 힘을 실어주려다 보니 민심과 어긋난 발언들이 쏟아졌다. 진 의원이 이달 7일 KBS라디오에서 집값 상승은 “정책의 실패라기보다는 시장의 실패라고 하는 성격이 더 강하다”고 한 것은 여당 내에서조차 무리한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판매전문 자회사 추진

한화생명이 보험 판매 전문회사 설립 절차에 들어갔다. 전속 판매채널을 분리해 자사의 생명보험과 함께 여러 손해보험 업체의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상품 다양화로 고객을 끌고, 수익도 올린다는 복안이다. 빅3 대형 보험사 중 첫 시도로, 보험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파워볼실시간

한화생명은 18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판매 전문회사 설립 추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영업 전문성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속 재무설계사(FP) 채널을 자회사 형태의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신설 판매전문회사는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로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설립될 예정이다. 한화생명 내 전속판매채널을 물적분할로 분사하는 형태다. 한화생명의 시간표대로라면,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1일 출범이 이뤄지게 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판매채널 분리 전략을 먼저 치고 나간 건 미래에셋생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달 초 보험판매조직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FP 3300명이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소속을 옮기게 됐다. 미래에셋생명은 이 자회사를 통해 보험상품뿐만 아니라 종합금융상품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생명보다 한발 늦었지만, 한화생명의 판매조직 분사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 크다. 한화의 판매 전문 자회사는 약 540여개 영업기관, 1400여명의 임직원, 재무설계사(FP) 2만여명이 근무하게 된다. 한화는 단숨에 업계 1위의 ‘초대형 판매전문회사’가 등장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현재 업계 1위 GA는 1만5000여명의 설계사를 보유한 지에이코리아다. 

한화생명은 “신설 판매전문회사를 설립하면 규모의 경제 시현을 통한 수익 안정화로 기업가치 증대,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보 빅3 중 하나인 한화생명의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 중견 생보사의 경우 자체 조직이 아닌 외부 GA를 통한 판매가 이미 보편화 돼 있지만, 빅3의 경우 자체 조직망을 통해 주로 영업을 해 왔다.

자체 조직망을 이용해 보험상품을 팔 경우 GA를 통한 판매 수수료를 절감하고, FP의 충성도와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자사 상품만 취급하기 때문에, 상품을 꼼꼼히 비교하고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요구 부응에 취약한 게 단점이다.

한화의 움직임에도 나머지 빅3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생생명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체 조직망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도 비슷한 전략이다. 삼성생명 소속의 FP는 2만명으로 한화와 비슷한 수준이고, 교보생명은 1만5000여명의 FP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각자도생 전략으로 내부경쟁을 붙여 실적 극대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특수고용직인 보험설계사도 고용보험에 의무 가입해야 하는 등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한화생명이 선제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FP 입장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팔게 돼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보험사 입장에서는 무한경쟁시장에 뛰어든 FP들로부터 더 좋은 상품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보험상품의 불완전 판매나, 고수익 FP의 타 GA 업체로의 이직 가능성도 극복해야 할 위험요소다.

GA 업계는 한화생명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한 GA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GA 자회사를 만든다고 해도, 생보상품은 모회사 것밖에 못 판다는 점에서, 기존 GA와 무한 경쟁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앞두고 사재기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그와 같은 현상은 없다는 게 대형마트들의 설명이다. 사진은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앞두고 사재기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그와 같은 현상은 없다는 게 대형마트들의 설명이다. 사진은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계산대 앞엔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이들이 끌고 온 카트엔 라면, 생수 등 식료품이 가득 차있었다. 일부 매대는 제품이 빠져 비어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하지만 정작 대형마트업계에선 “사재기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식료품과 생필품 수요가 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사재기라고 할 만한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사재기 의혹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홀짝게임


생수·라면 판매 ‘급증’… 쌀은 덜 샀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료품과 생필품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에선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매출이 전년동기대비(2019년12월6~12일)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과일 10.9% ▲과자 17.2% ▲채소 21% ▲축산 26.2% 등이다.

롯데마트에선 같은 기간 전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 올랐다. 특히 ▲생수 10.2% ▲라면 28.8% ▲상온밥·죽 36.2% ▲두루마리 화장지 33.8% 등 주로 생필품 매출이 상승했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G마켓에 따르면 해당 기간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52%, 43%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쌀 38% ▲생수 46% ▲즉석밥 58% ▲라면 80% 등이 각각 늘었다.

하지만 직전 주와 비교하면 판매 신장률은 다소 떨어진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신선식품 전체 판매량은 직전 주인 지난 4~10일에 비해 1% 늘어나는 데 그쳤고 쌀 판매량은 오히려 11%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생필품과 식료품 매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를 돌파한 지난 13일 이후 추이가 확 바뀌었다고 보긴 어려운 이유다.

대형마트 3사 “사재기는 없다”

일각의 사재기 우려에 대해 대형마트 3사는 "그런 일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18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내부. /사진=장동규 기자
일각의 사재기 우려에 대해 대형마트 3사는 “그런 일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18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내부. /사진=장동규 기자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재기 현상도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마트 3사에선 “생필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사재기는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재기 의혹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매장에 와보면 거짓말임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흔히 말하는 사재기라고 하면 마트에 고객이 몰려 들고 그로 인해 매대가 텅텅 비어 있어야 하지 않냐”며 “계산대에 줄을 길게 늘어서는 현상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전보다 많은 양의 생필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직장인의 재택근무와 아이들의 원격수업으로 요즘은 집에서 삼시세끼 식사를 한다”며 “이 때문에 고객들이 한 번 장을 볼 때 많이 구매해 간다”고 전했다.

B대형마트 관계자는 “3단계 격상 시 대형마트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생필품 일부 품목을 많이 사는 경향은 있다”면서도 “사재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C대형마트 측도 “이번주들어 간편식이나 쌀, 화장지 등의 판매량이 늘었지만 사재기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사재기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해석했다. 물품이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사이 매대가 빈 모습이 사재기처럼 비춰질 뿐이란 설명이다.

이어 “두루마리 화장지의 경우 부피가 커서 매대에 5~6개씩만 진열돼 있다. 5~6명이 동시에 구매해가면 비는 것처럼 보인다”며 “매대에서 잠시 빠지는 것이지 실제 판매량이 폭증하진 않는다”고 부연했다.코로나 1차 대유행이 나타난 지난 2월과 비교하더라도 사재기 조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지난 2월 대구에서 확산세가 나타났을 때도 사재기 우려가 나왔지만 결국 그런 일은 없었다”며 “당시 온라인 주문량이 폭증해 배송까지 2~3일씩 대기하는 일이 있긴 했으나 현재는 원할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은 기자 silv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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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공시가, 중저가 더 올랐다]
마포 망원동 5.4억 다가구주택 공시가 20% 뛰어 6.5억
주택 최고가 한남동 이명희 회장 자택 6.57% 상승 그쳐
고가보다 상대적으로 더 오른 중저가 ‘형평성 논란’ 커질 듯

강남 일대 단독주택.
강남 일대 단독주택.

[서울경제] # 올해 공시 가격이 93억 3,000만 원으로 책정된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고급 단독주택. 이 주택은 내년 공시 가격이 95억 700만 원으로 고작 1.9% 오른다. 반면 같은 지역에 위치한 공시가 6억 4,600만 원의 점포 주택은 내년 공시가가 7억 9,500만 원으로 올해에 비해 무려 23.1% 뛴다. 경기도에서도 전년 공시 가격이 4억~5억 원인 중저가 단독주택이 올해에는 6억 원 이상으로 급등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상승률만 놓고 보면 20% 이상이다.

서울경제가 18일부터 열람에 들어간 내년도 표준 단독주택 공시 가격을 조사한 결과 중저가 주택의 상승률이 고가 주택을 앞서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정부는 시세가 높을수록 공시 가격을 대폭 올렸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이와 다른 사례가 많은 것이다. 내년 주택 공시 가격을 놓고 형평성 문제가 또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 따르면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의 한 다가구주택은 공시 가격이 올해 4억 7,100만 원에서 내년에 6억 400만 원으로 무려 28.23%나 뛴다. 같은 지역의 다가구주택 역시 6억 1,800만 원에서 내년에는 7억 3,200만 원으로 18.45%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공시가 8억 8,000만 원의 판교 단독주택도 내년에는 9억 6,000만 원으로 8.71% 상승했다. 경기도 과천 주암동의 다가구주택 또한 14억 4,500만 원에서 16억 3,400만 원으로 13.08% 증가한다.

서울에서도 상승률이 높은 중저가 주택이 적지 않다. 마포구 연남동의 공시가 9억 8,300만 원의 단독주택은 내년 10억 6,100만 원으로 7.93% 오른다. 마포구 망원동의 공시가 5억 4,600만 원의 다가구주택은 내년 6억 5,500만 원으로 19.9%, 마포구 서교동의 점포 주택은 내년 11억 8,800만 원으로 공시가격이 13.14% 뛴다.

반면 마포구 연남동의 공시가 25억 9,000만 원의 단독주택은 내년 26억 6,000만 원으로 2.7% 오르는 데 그쳤다. 표준 단독주택 가운데 최고가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자택 역시 상승률이 6.57%에 그쳤다. 표준 단독주택 최고가 10곳 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박철완 금호화학섬유 상무의 자택으로 9.71% 올랐다. 나머지는 상승률이 3.58~7.06% 수준이었다. 모두 서울 평균(10.13%)은 물론 정부가 제시한 고가 주택 상승률에 훨씬 못 미치는 증가율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 역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공시가 형평성 문제는 올해 특히 심했다. 정부는 올해 단독주택 공시가 현실화율을 대폭 높였는데 이 과정에서 공시 가격 4억~6억 원대 주택이 초고가 주택보다 상승 폭이 커 중저가 주택 소유주의 불만이 속출한 바 있다. 내년 역시 중저가 표준 주택의 공시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슷한 가격대의 전국 개별 주택 공시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문가는 “일부 표준 주택은 공시 가격 현실화율 90%라는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 다른 주택보다 상승률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며 “고가 주택보다 상대적으로 공시가가 더 오른 중저가 주택 소유주들의 불만이 또다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윤선·양지윤기자 sepys@sedaily.com<©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토부 기자단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국토교통부 제공)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토부 기자단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국토교통부 제공)

“대통령 주변에 저런 사람밖에 없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과거 SH공사 사장 시절 발언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임대주택 거주자를 ‘못 사는 사람’으로 표현했고, 불의의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은 청년 근로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어서다. 비공개를 전제로 한 회의에서의 발언이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장관 내정자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인사청문회 전에 기자간담회를 자청해서 정책구상을 밝히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과거 발언이 집중 공격을 받으면서 빛이 바랬다.
공유주택 관련 회의에서 “못 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성민·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변 내정자는 SH공사 사장 재임시절인 2016년 6월 건축설계처 임직원 회의에서 “못 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냐”고 언급했다.

당일 회의 주제는 SH공사가 추진한 셰어하우스(공유주택) 운영방안이었다. 전체 맥락은 건물 안에 조성하려는 ‘공유식당’이 입주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취지였으나, 공공주택 입주자를 ‘못 사는 사람’으로 단정한 표현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행복주택 관련 논의에서는 “입주자를 선정할 때 아예 차 없는 대상자를 선정하거나 그게 되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입주민들이 들어온 후 으쌰으쌰 해서 우리한테 추가로 그려 달라(주차장을 만들어달라) 하면 난감해진다”고도 했다. 건물 증·개축시 주차장 확보 어려움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해도 지나친 측면이 있다.

이런 발상은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됐다. 지난달 발표한 11·19 전세공급 대책에 30세대 미만 소규모 건물을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전환할 때 주차장 증설을 면제하되, 입주자 자격을 ‘자동차 미소유자’로 제한하는 방안이 포함됐다.시민단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듯한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훼손지 복원 구역에 주차장을 만들어달라는 지자체 요구를 언급하면서 “저렇게 구청에서 들고 왔을 때 ‘나무가 이렇게 우거지려고 하는데 네가 이것을 없애고 여기다 건물을 하나 세우는 것이다.’ 보여주라”면서 “환경단체에 슬쩍 줘서 떠들게 하고. 이렇게 좀..”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여의도역 5호선에서 개폐형 승강장안전문 광고판을 시연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비상 상황에서 승객의 탈출이 어려웠던 지하철 승강장안전문 고정문과 그 위에 설치된 고정 광고판을 철거하고, 상시 개폐가 가능한 비상문 겸용 접이식 광고판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2016년 구의역 사고 등을 계기로 지속 추진해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여의도역 5호선에서 개폐형 승강장안전문 광고판을 시연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비상 상황에서 승객의 탈출이 어려웠던 지하철 승강장안전문 고정문과 그 위에 설치된 고정 광고판을 철거하고, 상시 개폐가 가능한 비상문 겸용 접이식 광고판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2016년 구의역 사고 등을 계기로 지속 추진해오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박원순 사과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위탁 업체 직원 실수” 단정━가장 큰 비판을 받는 부분은 2016년 발생한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다. 당시 박원순 시장도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이었지만 변 내정자는 당시 내부 회의에서 “위탁 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최근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들었다”며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이 문제로 서울교통사장이 해임되고 관련 임원들이 대거 인사조치를 당한 점을 언급하면서 “하여튼 어마어마한 일인데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 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거죠. 사실 아무 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라고 했다.

사망자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20세 청년이었고, 낮은 임금(월 144만원)과 사고 당시 혼자 작업하는 등 근본적으로 열악한 작업환경과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게 조사결과에서 확인됐지만, 변 내정자는 오롯이 사망자의 책임으로 돌린 것이다. 전형적인 관리자 중심의 사고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은혜 의원은 “변 후보자의 이런 인식은 인재 참사 희생사를 모욕하는 발언”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 고강도 검증을 예고했다.


변 내정자는 또 SH공사 사장 시절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전환 약속을 어기고, 사무지원으로 돌리거나 계약을 해지해서 소송을 진행하는 등 근로자 보호에도 소홀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변 내정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한다. 정책 전문성과 별개로 기본적인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비공개 자리라는 점을 고려해도 막말 등 고위공직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과거 발언과 관련해 한 네티즌은 “사회적 약자를 무시하는 인식이 가득차 있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임대주택은 못 사는 사람들이 산다는걸 이미 알면서 아닌 척하는 이중적 내로남불”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대되자 변 내정자는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SH사장 재직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에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유엄식 기자 usyoo@mt.co.kr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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